묵상과 칼럼 168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1741년 겨울, 어두운 런던 거리 한 모퉁이에 지친 다리를 끌며 흐느적 흐느적 걷는 한 초췌한 노인이 있었습니다.꾸부정하게 허리 굽은 모습의 그는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심한 기침 때문에 한동안 걸음을 멈추곤 했습니다. 조오지 프레데릭 헨델( Georg Friedrich Händel)!그가 저녁 산책중이었습니다.헨델은 지난 40여 년 동안 영국과 유럽 일대에 걸쳐 하늘을 찌르는 명성을 누려온 대 작곡가였습니다. 새로운 곡이 발표될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갈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왕실에서도 그에게 온갖 명예를 안겨주었습니다.그랬던 그가 지금은 마치 보잘것없는 길거리의 돌멩이처럼 모두에게서 버려진 신세가 되고 만 것입니다. 지금은 그날 그날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빈궁 속에 빠져 버리게 된 것이..

묵상과 칼럼 2025.06.06

힘을 내세요! 당신은 얼마든지 새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사에 정직 성실하였습니다.그는 감수성이 특히 예민하여 작은 일에도 늘 다정다감한 반응을 보이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그가 남자로서 너무 소심하고 유약하다고 수근거렸습니다.그러나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그를 지극히 사랑하는 그의 부인은 남편 을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유능한 남자로 존경했습니다.호손의 직업은 세관의 관리로서 샐러리맨이었습니다. 그는 맡은 바 직분에 늘 충직하게 일하면서 퇴근 후 밤에는 독서와 글공부를 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자 낙이었습니다. 호손의 부인도 남편이 어차피 활동적, 사교적인 인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손 일가에게 뜻밖의 불행이 닥쳤습니다. 별로 크게 잘못한..

묵상과 칼럼 2025.06.05

정말 미안하네. 나는 영국 총리 처칠이네!

영국 런던 거리에서 순찰 중인 경찰관이 한 고급 자동차가 신호 위반을 한 것을 발견했습니다.경찰관은 그 차를 길가에 세웠습니다.교통 범칙금을 발부하려는 데 뭔가 이상했습니다.운전자는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찰관의 요구보다 뒷좌석에 타고있는 사람의 눈치를 보며 쭈뼛거리는 것이었습니다.뒷좌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바로 영국 총리인 처칠이었습니다. 처칠은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경찰관에게 말했습니다."정말 미안하네, 나는 영국 총리 처칠이네.내가 지금 바쁜 국정회의가 있어서 운전 기사에게 신호를 무시하라고 지시하였네.정말로 급한 상황이니 신호 위반을 한 번 봐주면 안 되겠나?" 하지만 경찰관은 뒷좌석에 앉은 처칠을 보더니 신호위반에 대해 원칙대로 처벌했습니다.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거짓말하지 마세요. 교통 법규..

묵상과 칼럼 2025.05.31

부활절 -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셨다

「이 날 곧 안식 후 첫날 저녁 때에 제자들이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모인 곳의 문들을 닫았더니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이 말씀을 하시고 손과 옆구리를 보이시니 제자들이 주를 보고 기뻐하더라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 하시니라」 - 요한복음 20장 19∼23절 - 「제자들이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모인 곳의 문들을 닫았더니」 오늘 본문에는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참으로 불쌍한 모습으로 모여 있는 장면이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묵상과 칼럼 2025.04.16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빨리 와서 찾아가기 바라오!"

옛날에 가난하지만 청렴하기로는 제일이라 하는 선비 홍기섭이 살았습니다.홍기섭(洪耆燮,1781~1866)은 조선 후기 문신이자 학자로 본관은 남양(南陽)입니다. 그는 젊었을 때,  아침을 먹고 나면 저녁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궁핍하였습니다.그러나 청렴하기로는 감히 그를 따를 자가 없었습니다. 참봉으로 임명되어 계동(桂洞)의 윗마을에 살고 있던 홍기섭의 집에 어느 날 도둑이 들었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온 도둑은 아무리 사방을 둘러보아도 훔쳐갈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그러자 도둑은 솥단지라도 떼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방에서 인기척 소리를 들은 홍기섭의 부인은 남편에게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도둑이 부엌에 들어와 솥단지를 떼려고 합니다."홍기섭은 부인의 이야기를 듣고, "부인, 그것을 떼어가..

묵상과 칼럼 2025.02.24

뚜벅뚜벅 걸었던 사람

벤자민 카도조(Benjamin Nathan Cardozo)는 200년이 넘는 미국법원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법관 중 한 명입니다.벤자민 카도조가 어느 대학 강연에서 자신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저는 뚜벅뚜벅 걷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평범하기 때문에 멀리 가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뚜벅뚜벅 꾸준히 걷다보면 제법 많이 가기도 하고 그 성공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이 갔다면 용기와 충실함과 근면함 때문입니다."※뚜벅뚜벅  :  발자국 소리를 뚜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카도조는 미국의 브라만 계급이라고 불리는 동부 상류층 출신이었지만, 젊은시절 노예제도폐지운동에 참가하였습니다. 변호사 개업 후 다른 변호사들이 어려운 사건이 있으면 그를 찾아와 자문을..

묵상과 칼럼 2025.01.25

세상에서 가장 망치질 잘하는 할아버지

세계적인 인권평화운동가이자 해비타트운동 그리고 평생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지난 9일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됐습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신앙을 언급하면서 “지미는 하나님에 대한 깊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바라는 것들의 실체이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로서의 신앙”이라고 밝혔습니다.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성경의 계명에 근거한 신앙: 네 마음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고 네 영혼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말하기는 쉽지만, 행하기는 매우, 매우 어렵다."며 그런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그 계명을 지켰다고 했습니다.포드 전 대통령이 생전에 써놓은 추도사를 포드의 아들이 읽었는데, 그..

묵상과 칼럼 2025.01.11

바보 하나님 이야기

등신等神등신이 무엇이냐 나무나 돌혹은 흙이나 쇠 따위로 만든 사람아니, 신의 모습이라는데 말귀 못 알아듣는백치 같은고집 꺾을 수 없는 벽창호 같은현실에 어두컴컴한바보와 흡사하게 닮은 것이지요 절간에서나교회당에서나제법 깨우쳤다는 사람들은등신이라는 소리를 들어야지문밖으로 나갈 채비가 되었다고 한다는데 내 살을 팔아서허기진 사람들에게밥 한 그릇 나눠주고내 피를 팔아서목마른 사람들에게물 한 모금 나눠주는등신 같은 짓만 골라서 한다면세상은 조금 아름다워지겠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우리 주변에등신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꽃이란 꽃과 열매란 열매그 많은 나무와 지저귀는 새비 한 번 오면 넘쳐흐르는 강물까지등신이 아닌가 그 말이지요(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출생)  옛날에 어느 고장에 흉년이 들어, 마을..

묵상과 칼럼 2025.01.09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부유한 농부가 4명의 자식을 두고 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군인 시몬(Simeon)입니다.  둘째 아들은 뚱보에 장사꾼인 타라스(Tarras)입니다. 셋째 아들은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이반(Ivan)입니다. 그리고 넷째는 귀머거리에다 벙어리였지만 눈 썰미 하나는 좋은  외동딸 밀라냐(Milania)입니다.  이반은 바보입니다. 도무지 자기 것을 주장할 줄 모릅니다. 큰 형과 둘째 형들이 하자는 대로 합니다. 자기의 권리를 악착같이 챙기지도 않고 부당한 천대와 손해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어느 날, 큰 형, 시몬이 아버지를 찾아와 재산의 3분의 1을 나누어 달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곤란해하면서 여태 고생스럽게 일만 한 이반과 말라냐가 화나지 않겠냐고 거절합니다.하지만 시몬은 아무것도 모르는..

묵상과 칼럼 2024.12.29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도 계시느니라'(Where Love Is, There God Is Also)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도 계시느니라」- Where Love Is, There God Is Also - 어떤 거리에 마틴 아브제이치(Martin Avdeitch)라는 구두장이가 살고 있었습니다.창문이 하나밖에 없는 지하실의 작은방이 그의 거처였습니다.창문은 길 쪽으로 뚫려 있었는데, 그 창 너머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보였습니다.그렇지만 보이는 것은 전부 발뿐이었습니다.마틴은 그곳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친구가 많았습니다.이 근처에서 구두 일로 한두 번가량 마틴의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 다.구두창을 갈아댄 것도 있고, 해진 데를 기운 것도 있고, 둘레를 다시 꿰맨 것도 있으며 그중에는 가죽을 완전히 새로 간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틴은 종종 창 너머로 자기..

묵상과 칼럼 202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