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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하나님 이야기

등신等神등신이 무엇이냐 나무나 돌혹은 흙이나 쇠 따위로 만든 사람아니, 신의 모습이라는데 말귀 못 알아듣는백치 같은고집 꺾을 수 없는 벽창호 같은현실에 어두컴컴한바보와 흡사하게 닮은 것이지요 절간에서나교회당에서나제법 깨우쳤다는 사람들은등신이라는 소리를 들어야지문밖으로 나갈 채비가 되었다고 한다는데 내 살을 팔아서허기진 사람들에게밥 한 그릇 나눠주고내 피를 팔아서목마른 사람들에게물 한 모금 나눠주는등신 같은 짓만 골라서 한다면세상은 조금 아름다워지겠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우리 주변에등신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꽃이란 꽃과 열매란 열매그 많은 나무와 지저귀는 새비 한 번 오면 넘쳐흐르는 강물까지등신이 아닌가 그 말이지요(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출생)  옛날에 어느 고장에 흉년이 들어, 마을..

묵상과 칼럼 2025.01.09

로마서 강해(148)-하나님은 사탄을 쳐부수셔서 내 발 밑에 짓밟히게 하신다

로마서 강해(148)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너희 발 아래에서 상하게 하시리라 「너희의 순종함이 모든 사람에게 들리는지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로 말미암아 기뻐하노니 너희가 선한 데 지혜롭고 악한 데 미련하기를 원하노라 평강의 하나님께서 속히 사탄을 너희 발 아래에서 상하게 하시리라 우리 주 예수의 은혜가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 로마서 16장 19~20절 - 사도 바울은 로마서 16장 1절에서 16절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에게 문안을 합니다. 바울은 무려 30여명의 로마교회 성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개인적으로 안부를 전합니다. 16절에서는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고 합니다. 바울은 그렇게 편지를 끊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특별한 걱정거리를 말합니다. 그것은 성도들이 ..

로마서 강해 2024.02.28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잘 타누!"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를 끓여줘요“ 그녀는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붓다가 문득 십여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그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되면,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그녀는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 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었습니다. '밥 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잘 타누!" 그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습니다. 그렇게 '밥 할매 집'을 ..

묵상과 칼럼 2023.06.12

“우와, 머리 좋은 우리 아들 정승 판서 될 재주구나!”

땀을 뻘뻘 흘리며, 아궁이에 장작 넣으랴, 주걱으로 가마솥의 조청 저으랴, 바쁜 와중에도 추실댁의 머릿속은 선반 위의 엿가락 셈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입니다. 그저께 팔다 남은 깨엿 서른세 가락을 분명 선반 위에 얹어 뒀건만, 엿기름 내러 한나절 집을 비운 사이 스물다섯 가락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건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방에는 열한 살 난 아들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아들은 앉은뱅이라서 손을 뻗쳐 봐야 겨우 문고리 밖에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엿가락이 축날 수 있단 말입니까?! 추실댁은 박복했습니다. 시집이라고 와 보니 초가삼간에 산비탈 밭 몇마지기뿐인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이었습니다. 게다가 신랑이란 게 골골거리더니 추실댁 뱃속에 씨만 뿌리고, 이듬해 덜컥 이승..

묵상과 칼럼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