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等神등신이 무엇이냐 나무나 돌혹은 흙이나 쇠 따위로 만든 사람아니, 신의 모습이라는데 말귀 못 알아듣는백치 같은고집 꺾을 수 없는 벽창호 같은현실에 어두컴컴한바보와 흡사하게 닮은 것이지요 절간에서나교회당에서나제법 깨우쳤다는 사람들은등신이라는 소리를 들어야지문밖으로 나갈 채비가 되었다고 한다는데 내 살을 팔아서허기진 사람들에게밥 한 그릇 나눠주고내 피를 팔아서목마른 사람들에게물 한 모금 나눠주는등신 같은 짓만 골라서 한다면세상은 조금 아름다워지겠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우리 주변에등신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꽃이란 꽃과 열매란 열매그 많은 나무와 지저귀는 새비 한 번 오면 넘쳐흐르는 강물까지등신이 아닌가 그 말이지요(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출생) 옛날에 어느 고장에 흉년이 들어,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