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강해(130)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
나로 유대에서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로부터 건짐을 받게 하고
또 예루살렘에 대하여 내가 섬기는 일을 성도들이 받을 만하게 하고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평강의 하나님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계실지어다 아멘.
- 로마서 15장 30∼33절 -
마게도냐와 고린도 지역의 성도들은 자신들이 복음의 빚진 자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루살렘 교회로부터 신령한 것을 받았으니 빚진 자로서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과 육신의 것을 나누는 것은 마땅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고 풍족해서 도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큰 환난의 시련을 겪고 극심한 가난으로 힘들었지만, 오히려 기쁨과 자원함으로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였습니다.
바울은 마게도냐 성도들의 구제헌금을 예루살렘교회에 전달하면서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 나로 유대에서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로부터 건짐을 받게 하고
또 예루살렘에 대하여 내가 섬기는 일을 성도들이 받을 만하게 하고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바울의 기도 부탁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30절)
여기서 ‘힘을 같이하여’라는 말은 원래 전쟁 용어로, ‘함께 싸우다, 함께 투쟁하다’라는 의미입니다.
"힘을 같이하여"라는 말의 헬라어는 '쉰네르게이(συναγωνίζομαι)'입니다.
이 단어는 쉰(함께) + 에르고(일하다)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함께 몸부림치며 애쓰고(strive along with someone), 싸우고(join in a struggle), 돕는다(help, assist)”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와 함께하는 로마교회 성도들을 자기와 생사를 함께하는 전쟁터의 동료로, 기도를 전투로 묘사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듯이 자신과 함께 힘을 모아 기도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2차 대전 때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에 막바지 전쟁이 있었던 때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전쟁의 승패는 절대적으로 공군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일군의 공군력이 막강했고, 공중전을 하면 추락하는 비행기가 독일군보다 연합군에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연합군 쪽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수를 잘 믿는 한 공군 고위 지휘관이 성경을 읽다가 전도서 4장 12절 말씀 곧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한다”는 구절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작전 명령을 내렸습니다. 공중전이 발생할 경우 무조건 적기 한 대에 아군기 2대씩 대항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로 거의 10대 1의 비율로 공중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연합군이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 원칙은 우리의 영적 전투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한 사람이 원수 마귀와 홀로 싸우면 쉽게 패하지만 두 사람이 예수 이름으로 연합하면 능히 마귀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18장19절).
바울은 신앙의 경험을 통해 ‘함께 힘을 합하여 하는 기도’가 얼마나 강한 힘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여 전심전력을 다해 기도할 때 일어난 성령의 역사를 알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 있을 때 교회가 모여서 함께 기도함으로 천사가 베드로를 구해 준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에 헤롯 왕이 손을 들어 교회 중에서 몇 사람을 해하려 하여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니 유대인들이 이 일을 기뻐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도 잡으려 할새 때는 무교절 기간이라 잡으매 옥에 가두어 군인 넷씩인 네 패에게 맡겨 지키고 유월절 후에 백성 앞에 끌어 내고자 하더라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헤롯이 잡아 내려고 하는 그 전날 밤에 베드로가 두 군인 틈에서 두 쇠사슬에 매여 누워 자는데 파수꾼들이 문 밖에서 옥을 지키더니 홀연히 주의 사자가 나타나매 옥중에 광채가 빛나며 또 베드로의 옆구리를 쳐 깨워 이르되 급히 일어나라 하니 쇠사슬이 그 손에서 벗어지더라 천사가 이르되 띠를 띠고 신을 신으라 하거늘 베드로가 그대로 하니 천사가 또 이르되 겉옷을 입고 따라오라 한대 베드로가 나와서 따라갈새 천사가 하는 것이 생시인 줄 알지 못하고 환상을 보는가 하니라 이에 첫째와 둘째 파수를 지나 시내로 통한 쇠문에 이르니 문이 저절로 열리는지라 나와서 한 거리를 지나매 천사가 곧 떠나더라 이에 베드로가 정신이 들어 이르되 내가 이제야 참으로 주께서 그의 천사를 보내어 나를 헤롯의 손과 유대 백성의 모든 기대에서 벗어나게 하신 줄 알겠노라 하여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 - 사도행전 12장 1∼12절 -
바울 자신 또한 아시아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고통 중에 있을 때 성도들의 기도로 건강이 회복됨을 체험했습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 그가 이같이 큰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셨고 또 건지실 것이며 이 후에도 건지시기를 그에게 바라노라 너희도 우리를 위하여 간구함으로 도우라 이는 우리가 많은 사람의 기도로 얻은 은사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우리를 위하여 감사하게 하려 함이라"
- 고린도후서 1장8∼11절 -
바울은 이 약속을 믿고 로마교회 성도들이 자기를 위해 함께 합심하여 기도한다면 그의 로마 방문 계획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확신한 것입니다.
바울이 부탁한 기도 제목
"내가 유대에 있는 믿지 않는 자들에게서 화를 당하지 않도록, 그리고 또 내가 예루살렘으로 가져가는 구제금이 그 곳 성도들에게 기쁘게 받아들여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첫 번째 기도제목은 “유대에 있는 믿지 않는 자들에게서 화를 당하지 않도록”
이것은 과격한 유대인의 폭력으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는 바울의 대적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유대교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이단자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바울은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들은 어찌하든지 바울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리스 말을 하는 유대 사람들과 말을 하고, 토론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유대 사람들은 사울을 죽이려고 꾀하였다."
- 사도행전 9장29절 -
사도바울은 제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유대인들은 분명, 바울을 죽이려 할 것입니다.
바울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당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복음이 더 많은 곳에 전해지기를 원하였기에 헛된 죽음을 원치 않은 것입니다.
두 번째 기도제목은 “예루살렘으로 가져가는 구제금이 그 곳 성도들에게 기쁘게 받아들여지도록”
사도 바울의 간절한 소원은 예루살렘에 있는 성도들이 마게도냐와 아가야 성도들의 구제헌금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방인 성도의 구원을 그들이 인정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예루살렘 성도 중에는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게 된다는 공의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의 구원에 배타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들이 이방 교회의 구제헌금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방인들의 구원을 인정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기도제목은 지금 바울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였기에 그는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기도 제목을 대충 얼버무려 나누지 않고, 닥쳐올 위험과 방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누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교회 성도들은 이 두 가지 기도제목을 놓고 바울이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함께 간절히 기도했을 것입니다.
바울을 위한 많은 기도의 소원이 있었겠지만, 특별히 구체적으로 부탁한 이 두 가지 기도제목을 두고 온 힘을 다해 중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예루살렘 형제들이 바울을 기꺼이 영접했고, 이방 가운데 행하신 하나님의 일을 듣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우리가 예루살렘에 이르니, 형제들이 우리를 반가이 맞아 주었다. 이튿날 바울은 우리와 함께 야고보를 찾아갔는데, 장로들이 다 거기에 있었다. 바울은 그들에게 인사한 뒤에, 자기의 봉사 활동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방 사람 가운데서 행하신 일을 낱낱이 이야기하였다. 그들은 이 말을 듣고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바울에게 말하였다. "형제여, 당신이 보는 대로, 유대 사람 가운데는 믿는 사람이 수만 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모두 율법에 열성적인 사람들입니다."
- 사도행전 21장17∼20절 -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평강의 하나님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계실지어다 아멘" - 로마서 15장 32∼33절 -
사도 바울은 이 단락을 맺으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에게는 쉼을 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로마의 성도들에게는 평강을 더하여 주시기를 축원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성도들을 섬기는 일을 끝마치기 전에는 편히 쉴 수 없었습니다.
바울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고난과 장애물과 시련이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은 매우 위험하고 무모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온 힘을 다하여 예루살렘으로 갔습니다.
바울은 두 가지 방식으로 그 길을 헤쳐 갔습니다.
첫째,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기울였습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환란과 결박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예루살렘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습니다.
둘째, 그는 기도로 그 길을 헤쳐 갔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선한 일을 끝까지 잘 감당하게 해주시기를 위하여 기도했고, 다른 성도들에게도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바울이 취했던 이 두 방식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기도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자녀 문제, 가정 문제, 결혼 문제, 건강 문제, 경제 문제, 인간관계 문제, 이런 모든 문제들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하나님의 복 주심과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고 변화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상황들이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속에서도 선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우리의 할 일을 힘써 하면서 동시에 힘써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도 이러한 방식으로 믿음의 싸움을 싸워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싸우다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도 쉼과 평강을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이 쉼과 평강은 이 세상에서 치열한 영적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울 때 주어집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일들을 최선을 다하여 감당하는 자들에게 주어집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복 주심과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하는 자들에게 주어집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쉼과 평강에 이르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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