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鍾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1930. 3. 1) -
심훈(沈薰)의 이 시는 제일고보에 재학 중 3ㆍ1 운동에 참가, 진두지휘를 하다가 투옥된 바 있는 그의 투철한 현실 인식과 애국심을 집대성한 걸작으로 이육사의 <절정>과 함께 30년대를 대표하는 저항시의 하나입니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에 나온 저항시로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시인의 일제에 대한 저항정신과 조국 광복에 대한 의지가 굳건하게 드러나는 시입니다.
이 시에서 말하는 `그 날'이란 심훈이 갈망하였던 민족 해방의 날입니다.
작품의 전 내용은 그 날이 왔을 때 폭발하듯 터져 나올 환희의 모습에 집약됩니다.
제1연 : ‘그 날'이 오면 삼각산조차 일어나 춤을 추고 한강물은 기쁨으로 뒤집혀 용솟음칠 것이다. 내 목숨이 다하기 전에 그 날이 오기만 한다면 나는 해방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인경을 새처럼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다가 죽어도 좋다. 머리가 깨어져 산산조각이 된다한들 해방의 기쁨 속에서 죽을 수 있다면 무슨 한이 남겠는가? 억압 속에서의 삶이란 차라리 자유민으로서의 죽음보다 못하다는 절실한 부르짖음이 격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제2연 : 터질 듯한 감격의 그날이 오면 예전에 육조가 있던 곳의 넓은 길을 해방의 기쁨으로 울며 뛰며 뒹굴어 보련다. 억눌린 삶에서 되살아나는 벅찬 환희를 어찌 가슴에 담아 둘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하고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막힐 듯하다면 잘 드는 칼로 내 몸의 가죽을 벗겨 커다란 북을 만들어 메고는 온 민족의 감격스런 행렬에 앞장을 서련다. 내 몸의 살가죽이 벗겨지는 아픔도 해방의 기쁨에 비한다면야 무엇이겠는가? 해방의 행렬 앞에서 울려나오는 그 우렁찬 소리를 한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곧 쓰러져 죽는다 해도 아쉬움 없이 눈을 감겠다는 표현으로 제1연보다 한층 처절한 부르짖음이 생생하게 울려 나오고 있습니다.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북을 만들어 소리를 울리겠다는 구절은 어떤 무서운 결의의 전율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그 날이 오면!
시인 심훈이 일제의 폭정 속에서 나라와 민족의 회복을 꿈꾼 것처럼 성경에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그 날, 하나님 나라를 예언하고 있는 선지자들이 있습니다.
이사야, 스바냐, 스가랴입니다.
스가랴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그 날, 하나님 나라를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 날이 오면,
주님께서 예루살렘 맞은편 동쪽, 올리브 산 위에 발을 디디고 서실 것이다.
그러면 올리브 산은 한가운데가 갈라져서 동서로 뻗은 깊고 넓은 골짜기가 생길 것이다.
산의 반쪽은 북쪽으로 다른 반쪽은 남쪽으로 옮겨질 것이다.
그 산 골짜기는 아셀까지 미칠 것이다.
너희는 유다 왕 웃시야 때에, 지진을 만나 도망간 것 같이, 주님의 산 골짜기로 도망할 것이다.
주 나의 하나님이 오신다.
모든 천군을 거느리시고 너희에게로 오신다.
그 날이 오면,
햇빛도 차가운 달빛도 없어진다.
낮이 따로 없고 밤도 없는 대낮만이 이어진다.
그 때가 언제 올지는 주님께서만 아신다.
저녁때가 되어도, 여전히 대낮처럼 밝을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예루살렘에서 생수가 솟아나서,
절반은 동쪽 바다로, 절반은 서쪽 바다로 흐를 것이다.
여름 내내, 겨울 내내, 그렇게 흐를 것이다.
주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 되실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사람들은 오직 주님 한 분만을 섬기고, 오직 그분의 이름 하나만으로 간구할 것이다.
- 스가랴 14장 4~9절 -
스가랴 12장에서 14장까지의 주제는 여호와의 날, 곧 하나님의 통치, 심판과 구원이 이루어질 그 날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천국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님의 통치입니다.
그 날은 심판의 날이자 동시에 구원의 날입니다.
그 날에 왕이신 예수그리스도가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십니다.
스가랴의 예언은 메시아의 초림과 재림에 관한 예언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시작되었고 예수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가랴가 예언한 ‘그 날’을 요즘 쓰는 말로 바꾸면 ‘디데이(D-day)’입니다.
디데이(D-day)란 용어는 수능시험 디데이처럼 어떤 계획을 실시할 예정일, 군사용어로 작전 개시 일을 가리킵니다.
‘여호와의 날(그 날)’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인류와 문명, 역사와 세상이 끝나는 종말의 날입니다.
둘째, 개인의 인생이 끝나는 죽음의 순간입니다.
셋째, 삶에서 만나는 위기와 절망의 순간입니다.
성경이 전하는 그 날은 세상의 종말, 개인의 죽음, 삶에서 만나는 위기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스가랴의 예언은 바로 그 날에 벌어질 사건을 미리 보여주며 그날을 대비하는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습니다.
스바냐 3장에도 '그 날이 오면!'에 대한 예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날이 오면,
너는 나를 거역한 온갖 잘못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거만을 떨며 자랑을 일삼던 자를 이 도성에서 없애 버리겠다.
네가 다시는 나의 거룩한 산에서 거만을 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도성 안에 주의 이름을 의지하는 온순하고 겸손한 사람들을 남길 것이다.
이스라엘에 살아 남은 자는 나쁜 일을 하지 않고,
거짓말도 하지 않고, 간사한 혀로 입을 놀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잘 먹고 편히 쉴 것이니, 아무도 그들을 위협하지 못할 것이다.
- 스바냐 3장 11~13절 -
이스라엘의 남은 자는 오직 주의 이름을 의지하는 자입니다.
그들의 특징은 온순하고 겸손하며 나쁜 일을 하지 않고 거짓말도 하지 않고 간사한 혀로 입을 놀리지도 않는 자들입니다.
지금 이방인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 이스라엘을 향하여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기준입니다.
모든 이스라엘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남은 자를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 날이 오면!
이사야 선지자는 남북으로 갈라져 싸워온 민족이 새롭게 거듭나는 ‘그 날’을 노래한 예언자입니다.
민족의 회복을 염원하는 그의 입술에는 예언자들의 언어 ‘공평과 정의’가 외쳐집니다.
그 날이 오면,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깃발로 세워질 것이며,
민족들이 그를 찾아 모여들어서, 그가 있는 곳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주님께서 다시 손을 펴시어서,
그의 남은 백성들, 곧 앗시리아와 하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와
엘람과 바빌로니아와 하맛과 바다 섬들에서 남은 사람들을,
자기의 소유로 삼으실 것이다"
- 이사야 11장 10~11절 -
"만군의 주님께서 이 세상 모든 민족을 여기 시온 산으로 부르셔서, 풍성한 잔치를 베푸실 것이다.
기름진 것들과 오래된 포도주, 제일 좋은 살코기와 잘 익은 포도주로 잔치를 베푸실 것이다.
또 주님께서 이 산에서 모든 백성이 걸친 수의를 찢어서 벗기시고,
모든 민족이 입은 수의를 벗겨서 없애실 것이다.
주님께서 죽음을 영원히 멸하신다.
주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말끔히 닦아 주신다.
그의 백성이 온 세상에서 당한 수치를 없애 주신다.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그 날이 오면,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할 것이다.
바로 이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으니,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다.
바로 이분이 주님이시다.
우리가 주님을 의지한다.
우리를 구원하여 주셨으니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 이사야 25장 6~9절 -
이사야의 심장에서 불타는 염원은 입술의 언어보다 더 강렬합니다.
이사야의 예언자적 열정과 비전을 대변하는 말은 두 개의 히브리어 단어가 있습니다.
‘바이요옴 하후’입니다.
한글 성경에서는 ‘그날이 오면’ 또는 ‘그날에는’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예언자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그 날’은 정의로 회복되는 날이며, 기쁜 노래가 있는 잔칫날입니다.
‘그 날이 오면’이라는 말은 이사야서에서 42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날에 죽음(maveth)과 눈물(dimah)과 수치(cherpah)를 없앨 것이라고 이사야는 말합니다.
그날에 모든 민족은 수의를 벗고 잔치를 벌일 것이라고 그리고 있습니다.
그 날이 오면!
주님께서 남은자를 찾으시고 부르시고 모으셔서 진정한 예배를 받으십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온전하지 않습니다.
공평과 정의가 어긋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주님의 뜻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주님의 이름을 온전하게 의지하는 자들을 남겨 두시고 부르시고 찾으십니다.
때로는 모욕과 조롱을 당하더라도 말입니다.
마지막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주님이 오시는 그 날을 바라보십시오.
어제의 묵은 것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날을 맞아 들이십시오.
주를 향하여 눈을 드십시오.
희망의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류의 소망의 날, 희망의 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평안!
- 하늘가는 길, 강릉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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