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칼럼

"마틴. 나는 예수란다. 내일 내가 네 가게를 들를테니 기다리거라!"

가족사랑 2021. 12. 13. 11:50

러시아의 어떤 마을에 마틴이라는 한 젊은 구두수선공이 살았습니다.

마틴은 구두 깁는 기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매우 성실하여 단골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구두수선공이었지만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젊은 시절에 그의 사랑하는 아내가 세 살 된 아들 하나를 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그 아들마저도 그를 막 도울 수 있는 나이에 죽어 그의 곁을 떠납니다.

마틴은 절망했습니다.

상실의 슬픔에 젖어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는 그에게 찾아온 역경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상실의 아픔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했고, 결국 교회를 떠났습니다.

 

마틴이 회의와 낙담 중에 있을 때 그 앞에 한 노인이 등장했습니다.

8년 동안의 순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노인이었습니다. 

노인은 마틴에게 그의 슬픔의 이유가 자신의 행복에 집착하는 데 있으니, 

이제는 하나님을 위해 살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면했습니다. 

마틴은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노인은 하나님을 위해 사신 예수님을 그에게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삶에 대해 알고 싶으면 성경을 읽어 보라고 권면했습니다. 

마틴은 하루를 기도로 시작했으며 기도로 마무리했습니다.

노인의 권면대로 저녁을 먹은 뒤에는 언제나 성경책을 읽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간 마틴은 저녁을 먹은 뒤에 언제나 그렇듯이 성경책을 폈습니다.

그 날, 마틴은 아기 예수가 탄생하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 부분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틴은 성경을 읽으면서

높은 하늘의 모든 영광을 버리고 낮고 낮은 이 땅 위에 내려오신 예수님의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렸습니다.

마틴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틴은 놀라 주위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방 안에는 자기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밖에 누가 왔나 해서 문을 열어 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틴은 자기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기도를 드리려고 두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아까와 같은 목소리가 또 들려왔습니다.

눈을 뜨고 다시 방 안을 살폈으나 자기 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 확실했습니다.

"마틴. 나는 너를 무척 사랑하는 예수란다. 내일 내가 네 가게를 들를테니 잊지 말고 나를 기다리거라."

마틴은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다음 날 지저분한 가게 안을 될 수 있는 대로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예수님이 언제 갑자기 들이닥치실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리고는 언제나처럼 의자에 앉아 구두들 수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마틴의 모습은 어제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언제 찾아오실지 모르는

예수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의 두 귀도 온통 가게문 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조금 후 몇 사람의 손님이 다녀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쓱싹쓱싹 하고 밖에서 비질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거리 위에 쌓인 눈을 쓸고 있었습니다.

거리로 난 창으로 내다보니 스데반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데 사실 청소부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그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마틴은 힘겹게 눈 덮인 거리를 쓸고 있는 스데반 할아버지를 발견하자 오늘따라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가 스데반 할아버지를 가게 안으로 모셔 왔습니다.

"할아버지, 추운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힘드시죠? 잠깐 여기서 따뜻한 차를 드시면서 좀 쉬었다 하세요."

마틴은 따뜻한 차를 따라 스데반 할아버지에게 대접하였습니다.

스데반 할아버지가 돌아간 뒤에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아무도 안 계세요?"

마틴은 일하던 손을 멈추고 가게문을 열었습니다.

문 밖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외투를 걸친 한 젊은 여인이 갓난아기를 업은 채 추위에 떨며 서 있었습니다.

그 여인의 입술은 추위로 인해 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우선 불좀 쬐고 말씀하세요."

"그래도 될까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 여인은 정말 추웠는지 마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난로 옆으로 가서 불을 쬐었습니다.

아기의 몸도 따뜻하게 녹여 주었습니다.

마틴은 따뜻한 차를 따라 주었습니다.

배 고파하는 여인과 아이를 위하여 주님께 드리려고 준비해 둔 빵과 수프를 내어 놓았습니다.

돌아갈 때에 우유값을 하라고 지폐 몇 장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마틴의 마음 한켠에는 오늘 오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께서 아무리 기다려도 오시지 않는 것이 못내 서운했습니다.

'도대체 예수님은 오시는 거야, 안 오시는 거야?'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서서히 가게 안을 정리하려고 일어설 때에 또 한 번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틴은 얼른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셨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예수님이 아니라  다 헤진 헌 누더기를 걸친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는 세수를 한 지가 몇 달이 되었는지 얼굴은 때가 꼬질꼬질했습니다.

그래서 마틴은 그가 거지인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좀 늙어 보이는 남자였습니다.

그는 고개를 크게 숙여 절하더니 웃으며 적선을 부탁했습니다.

마틴은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하룻동안 구두 수선해서 벌은 돈을 몽땅 그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마틴은 그 거지를 보낸 후, 예수님 기다리는 일을 포기했습니다.

가게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와 성경을 펴고 어제 읽은 부분 다음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쪽 맨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바로 그때, 어둠이 깃든 창 쪽에서 어제의 그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마틴! 마틴!"

이 말이 들리자마자 마틴의 방 안에는 아까 아침나절에 차를 대접했던 스데반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그리고는 곧 먹을 것과 옷을 주어 보냈던 아기를 업은 여인과 적선을 베풀었던 거지들도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는 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가난한 작은 이웃 한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 곧 나를 대접하는 것이란다."

그제서야 마틴은 깨달았습니다.

자신은 오늘 하루종일 예수님을 못 만난 줄로만 알았는데,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하루 종일 예수님을 만났던 것입니다.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의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단편 속에 나오는 구두수선공 마틴 아브디치(Martin Avdeich)의 이야기는 하나님을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께서는 늘 우리 가운데, 특히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누군가와 함께 해줄 여유가 있는 사랑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합니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군가의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주고, 누군가의 들러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처럼 우리는 이웃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colayevich Tolstoy, 1828-1910)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예수님을 보내신 이유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서"입니다.

마태복음 1장 23절에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에서 마태복음 기자는 '임마누엘'의 표징을 보았습니다.

한 아기의 탄생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하신다'는 약속의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탄생에서 진정한 '임마누엘'의 표징, 즉 역사 안으로 개입하여 들어오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은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특별 섭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예상을 뛰어 넘는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가장 누추한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시골 여인의 몸을 빌려 그것도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 예수를 이 땅에 오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역사를 계획하시고 그 역사의 절정에 이르러 예수를 탄생케 하신 것입니다.

 

한 장의 종이는 아무나 찢을 수 있고 구멍을 낼 수 있을 만큼 약합니다.

그러나 종이를 강한 접착제로 벽에 붙이면, 찢기도 어렵고 구멍을 낼 수도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은 연약합니다.

쉽게 넘어집니다.

쉽게 깨어지고, 망가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이 곁에 계시면 우리는 담대하고 강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 우리는 담대하고 강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능히 당할 자가 없습니다. 그처럼 우리를 능히 이길 자가 없을 것입니다.

세상 것들에 주눅들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내편이 되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편이 되어 주십니다.

부활하심으로써 이미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임마누엘, עִמָּנוּאֵל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그들도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 마태복음 25장 3146절 -

- 하늘가는 길, 강릉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