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처럼 귀하게 자라서 부엌일을 거의 안 해본 새색시가 있었습니다.
이 며느리가 결혼해서 처음으로 시아버지 밥상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걸려 만든 반찬은 그런 대로 먹을 만했는데, 문제는 밥이었습니다.
시아버지가 새 며느리를 불렀습니다.
“얘야, 식사준비 다 되었으면 가지고 들어오너라."
"네, 아버님! 곧 가지고 들어갈께요."
새색시는 그렇게 말은 했지만 도저히 밥상을 들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인즉, 처음 해본 밥이라 밥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시아버지의 재촉에
밥 같지 않은 밥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며느리가 말했습니다.
“아버님, 용서해 주세요!"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것을 해왔습니다. 다음부터는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혹독한 꾸지람을 들을 각오를 하고 죽을 상을 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가야, 참 잘됐다!"
"실은 내가 몸살기가 있어서 죽도 먹기 싫고 밥도 먹기 싫던 참이었어."
"그런데 이렇게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것을 해왔다니 정말 고맙구나!”
시아버지는 그날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밥을 맛있게 먹으며 며느리를 극진히 칭찬했습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을 줄 생각했습니다.
‘너, 그동안 친정에서 뭘 배웠냐, 대학은 폼으로 나왔냐...’ 는 호통을 들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그렇게 따뜻하게 자기의 처지를 배려하는 것을 보고 감격을 했습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아버님! 고맙습니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며느리를 배려한 시아버지는 평생 며느리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배려(配慮)란 이웃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입니다.
역지사지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배려는 인간관계를 원만하고 매끄럽게 이끌어주는 윤활유입니다.
배려는 말 그대로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을 뜻합니다.
배려는 도와주고 보살펴 주고 마음을 쓰는 대상이 자신이 아닌 타인일 때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아무리 작은 배려일지라도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납니다.
배려는 그 파급효과가 놀랄 만큼 강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나아가 더 깊고 더 특별한 관계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심정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면 소통의 문이 닫힙니다.
타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속마음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심정을 내 마음 보듯 훤히 들여다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심정을 헤아리려고 노력하면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습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습니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시카고 디폴 대학의 더글러스 셀러 심리학 교수는
'남을 배려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려를 받는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적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배려하고 배려 받는 것이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어 사고를 예방한다는 설명입니다.
배려는 자신과 타인의 변화를 가져와 사회를 발전시킵니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 '초인의 의지'나 '성자의 헌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배려는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배려를 실천한다고 해서 위대한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심리학 교수의 말처럼 최소한 교통사고라도 줄일 수 있다면 자신과 타인을 위해 해볼만한 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상대방과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 위해서 상대방을 늘 배려하는 습관을 가지십시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어떤 상황이나 관계문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 이들에게는 배려를 아끼지 마십시요.
특히 억울함이나 외로움 등을 느낄 때는 더 큰 배려를 베푸십시오.
이처럼 배려의 마음 문을 열고 응어리진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 차가운 상대방의 마음도 따뜻하게 될 것입니다. 평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 마태복음 7장12〜14절 -
- 하늘가는 길, 강릉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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