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칼럼

"여보시오! 그 돈 두냥은 왜 꺼내는 거요?"

가족사랑 2021. 3. 26. 11:41

        "여보시오!   그  돈 두냥은 왜 꺼내는 거요?"

 

인간이나 동물에게는 욕심이 있습니다.

먹고 싶은 식욕, 잠자고 싶은 수면욕, 돈과 재물을 가지고 싶어 하는 재물욕,

여자와 남자가 만나고 싶어 하는 성욕,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명예욕 등이 있습니다.

이 욕심들 가운데 인관관계나 사회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욕심이라면 아무래도 <재물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물이 복이 되기도 하지만 재물이 사람을 병들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킵니다.

 

옛날 어느 산골에 작은 암자를 지키며 수행하는 스님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돈 두냥을 가지고 장터에 내려와 공양미를 사려고 쌀가게를 찾아가는데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난데없는 큼직한 자루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그 자루를 열어보니 뜻밖에도 이백냥이나 되는 은전이 들어있었습니다.

실로 처음보는 큰돈이라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 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속을 태우랴!"

이렇게 생각한 스님은 온 장터를 헤메며 돈자루의 임자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되돌아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장터를 조금 벗어나 몇 발자국 떼어놓는데 저쪽에서 소장수가 허둥대며 달려왔습니다.

스님은 눈치를 채고 무슨 일이 있기에 그리 서두르냐고 물어보습니았다.

그랬더니 소장수가 숨이 목이 차오르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황소 두 마리를 사려고 사백냥 돈을 가지고 시장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이백냥을 주고 소 한 마리를 산 다음 다시 한 마리를 더 사려는데 마땅한 게 없어

그대로 돈주머니를 황소 등에 묶어 놓았는데

어디에 떨어 뜨렸는지 아니면 도적을 맞았는지 돈주머니가 없지 않겠습니까?"

스님은 돈임자를 만난 것을 몹씨 기뻐하며 이 소장수에게 자기가 멘 돈자루를 내주었습니다.

"자, 당신이 잃어버린 돈 이백냥입니다."

그러면서 이 돈자루에 같이 넣어뒀던 자신의 돈 두냥을 꺼냈습니다.

바로 그때 소장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의 심중에는 그 스님의 돈 두냥마저 빼앗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굴뚝처럼 치솟아 올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돌아서는 스님을 보고 호통을 쳤습니다. 

"여보시오, 스님! 그  돈 두냥은 왜 꺼내는 거요?"

스님이 소장수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잃어버린 돈은 이백냥 아니었소? 이 두냥은 원래 내돈이오!" 

"아니오! 실은 소 살돈 이백냥에다 용돈으로 쓰려고 두냥을 함께 넣어두었단 말이요.

그러니 그 돈도 마저 내놓으시오!''

 

스님은 너무 억울했습니다.

두냥은 공양미를 사려 가지고 온 돈이고 같이 넣어뒀던 것이라고 누누히 설명을 해도

소장수는 도무지 들어주지를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둘은 고을 원님에게 가서 서로의 주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원님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분명 이백냥이 든 돈자루를 주웠겠다?"

"예, 세 번이나 세어보았으나 분명 이백냥 이었나이다."

"음, 그리고 그 두냥은 그대가 쌀을 사가려 가지고 온 돈이라 했겠다?"

"예. 분명 그러하옵니다."

"알겠다, 그럼 소장수 그대는 분명 이백냥 하고도 두냥이 더 든 돈자루를 잃었겠다?"

"그럼요,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그러자 원님이 위엄있게 최후 판결을 내렸습니다.

 

"듣거라~! 소장수가 잃어버린 자루에는 틀림 없이 이백 두냥이 들었고

스님이 주운 돈자루에는 이백 냥 밖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도다.

그러니 스님이 주운 이 돈자루는 소장수가 잃어버린 돈자루가 아니다.

그래서 이 돈자루는 스님이 가지고 있다가 장차 이백냥을 잃어버린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에게 주도록 하여라!"

 

그 판결에 소장수는 그만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공연히 스님의 돈 두냥을 욕심내다가 자신의 이백 냥 큰돈까지 잃게 생겼으니 기가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동헌을 나온 소장수는 너무도 원통해서 땅을 치며 통곡을 하다가 그만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두 주먹을 쥐고 태어나며 죽을 때는 두 손을 펴고 죽습니다.

태어날 때는 무엇인가 가진 자가 되겠다는 욕망과 욕심을 품고 태어나며,

그 욕망과 욕심을 채우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여 가진 자가 된 후에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빈손으로 갑니다. 

사람이 가진 자가 되었을 때는 인생의 종착역은 빈손인 것이 미래라는 것을 안다면 지나친 욕심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욕심을 채우기 위에 양심과 어기고, 국법을 어기면서 탈법하여 결국은 양심과 국법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장 1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