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칼럼

"여보! 제가 평생 아버님을 정말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시겠어요."

가족사랑 2021. 5. 27. 15:08

등산을 하는 친구들의 카톡에서 본 글인데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33살 주부의 이야기라는데, 이 이야기는 꼭 그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원본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읽기 좋게 편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3살 먹은 주부입니다.

32살때 시집 와서 남편이랑 분가 해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집에 오더니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님 모시자."

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 듣고 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 일로 저는 남편이랑 많이 싸웠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위에 형님도 있으신데 왜 우리가 모셔야 해요?!"
우리 아주버님은 대기업 다니셔서 형편이 정말 좋거든요.
그 일로 남편과 거의 매일을 싸웠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술먹고 울면서 제게 말을 했습니다. 
"뭐든 다른 거는 하자는 대로 다 할테니까 제발 이번만은 부탁 좀 들어 달라."

그러면서 남편이 옛날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어릴 적에 엄청 개구쟁이였데요. 
매일 사고 치고 다니고 해서 아버님께서 매번 뒷수습 하러 다니셨다고 하더라구요.
하루는 남편이 어릴 때 골목에서 놀고 있었는데, 지나 가던 트럭에 (큰 트럭 말고 중간 크기 트럭) 받힐 뻔 한걸

아버님이 보시고 남편 대신 부딪히셨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못 쓰신데요. 」


아버님은 하시던 일이 노가다 (막노동) 였는데 남편이 군 제대 하고도 26살때 쯤 까지 놀고 먹었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남편을 늦게 낳으셔서
지금 아버님 연세가 68세가 되세요. 남편은 33살이구요.
60세 넘어셨을 때도 노가다 (막노동) 하시면서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만 하셨다네요.

노가다를 오래 하면 시멘트 독이라고 하나요 .

하여튼 그거 때문에 손도 쩍쩍 갈라 지셔서
겨울만 되면 많이 아파서 괴로워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평생 모으신 돈으로 마련 하셨던 조그만한 집도 

아주버님이랑 남편 결혼 할때 집 장만 해주신다고 파시고 지금은 전세 사신다고 하구요 .
그런데 어머님까지 돌아 가시고 혼자 계신거 보니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요.

전 살림하고 남편 혼자서 버는데 한달에 150만원 정도 벌어 와요.
근데 그걸로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 써야 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거 같더라구요.
그때 저는 임신도 해서 애가 3개월이었어요.

그런데도 형님은 자기는 절대 아버님 못 모신다고 못 박으셨습니다.
아주버님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남편이 말을 하더라구요.

어떡합니까?

저렇게 까지 남편이 말 하는데 그래서 넉달 전 부터 모시기로 하고 아버님을 모셔왔습니다.
첨에 아버님은 오지 않으시려고 자꾸 거절 하시더라구요.
늙은이가 가 봐야 짐만 되고 눈치 보인다면서요.
남편이 우겨서 모셔 왔습니다.
모셔온 첫 날부터 여러 모로 정말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버님은 매번 반찬 신경써서 정성껏 차려 드리면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 미안해 하셨습니다.
가끔씩 고기 반찬이나 맛있는 거 해서 드리면 안 먹고 두셨다가 남편 오면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일부로 드시지도 않구요.

어느 날 하루는 장보고 집에 왔는데 아버님이 걸레질을 하고 있으셨습니다.

깜짝 놀라서 걸레를 뺐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끝까지 다 청소를 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식사 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겆이도 하십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아버님께 말씀 드리기도 하고 뺏어도 보지만 당신은 그게 편하시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이시니 그렇게 행동하시는거 다 압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 쓰고 모아 두었다가 제 용돈 하라고 주십니다.
아버님이 건네주시는 용돈을 받으며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습니다.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듯 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한달전 쯤 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 쯤 들어오셨습니다.

어디 놀러라도 가시는 거 같아서 용돈을 드렸는데, 용돈을 받으시지도 않고
그냥 웃으면서  "나갔다 올께!"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어제 아래층 주인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주인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버님은 아들집에 살면서 돈 한푼 못버시는 게 마음에 걸리셨던거예요.

그래서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 하루 그렇게 박스 주우시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버셨던 것입니다.


저는 아주머니의 이야기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돌아 다녀도 안 보이셨습니다. 
저는 아버님께 너무 죄송해서 땅바닥에 주저 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하니 남편도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이날 남편은 평소보다 일찍 저녁 5시 조금 넘어 들어 왔습니다.
남편도 마음이 정말 안 좋은지 아버님 찾으러 나간다고 바로 나갔습니다.

 

제가 바보였어요.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

며칠 전 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 주시던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어떻게 일해서 사 오신 것인지를. 
못난 며느리 눈치 안 보셔도 되는데 아버님은 그게 불편 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시고 눈치만 보시다가 불편하신 몸 이끌고 그렇게 일하고 있으셨던 것입니다.
친정에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 가셨는데 …

그날 따라 아버님 웃으실 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너무 죄송해서 저는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 때까지 엉엉 울고만 있었습니다.

남편 나가고 한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 오셨습니다.
아버님 들어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시면서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제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오히려 죄송해야 할 건 저인데요.
지금도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저는 남편에 함께 들어오는 아버님께 달려가서

"아버님! 죄송해요!" 하며 손 꼭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애야, 내가 미안하다!"

제 얼굴을 보면서 말씀 하시는 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날! 아버님 손을 첨 만져 봤습니다.

손등이 심하게 갈라져 있고,  굳은 살 박혀 있는 아버님 손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
방 안에 모시고 가서도

"아버님, 죄송해요!"

하며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아버님 식사 챙겨 드리려고 부엌에 와서도 눈물이 왜그리 그치지 않던지요.

남편이 아버님께 말했습니다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 일 하지 마세요."

 

아버님께 확답을 받아 낸 후

우리 가족 세 명이 모여서 조촐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는 데도 아버님 손을 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아버님 잠바 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 드렸어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이렇게 말씀 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 받으시더라구요.

그리고 아버님 심심하실까봐 집에 케이블 TV도 신청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 하시는 데 오늘 야구 방송이랑 낚시 방송 보시면서 너무 즐거워 하셨습니다. 
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 드리는데  아버지가 보기보다 정말 왜소 하시더라구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 질것만 같은 그런 아버님의 어깨였어요.

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 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헌신하시면서 살아오셨던 아버님이십니다.

아버님의 그런 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또 아팠습니다.

제가 남편한테 말했어요. 

"여보!  제가 평생 아버님을  정말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시겠어요!"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딸 처럼 생각하시면서 대해 주실 때까지 정말 잘 할거라구요."
"아버님, 제 눈치 안 보셔도 되요. 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ㅠㅠ"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거에요.
"아버님! 저는 아버님 싫어하지 않고 정말 사랑해요.  그러니 항상 건강 하시고 오래 오래 사셔야 되요! "

"그리고 두번 다시 그렇게 일 안 하셔도 되요. 저 허리띠 쫄라 매고 알뜰하게 살께요."
"사랑해요, 아버님!"  

부모님은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분이십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태어날 수도 없고 또 태어났다고 해도 이만큼 자라날 수도 없습니다. 

부모님은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온 정성과 사랑을 다하여 날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살아 계시는 동안은 언제나 나를 위하여 걱정해 주시는 분입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은 은혜를 내려주신 분이 부모님이십니다. 

그런데 물과 공기의 고마움을 잊기 쉬운 것처럼 그 은혜를 잊기 쉬운 것이 바로 부모님이십니다. 

 

'孝(효)는 百行之源(백행지원)'이라고 합니다.

모든 행동의 근원, 곧 뿌리라는 뜻입니다. 

'한 부모는 열 자녀를 기르지만 열 자녀는 한 부모를 못 모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노인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부모 공경에 갈등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반려동물이 많이 특히 개(강아지)들을 많이 기르고 있습니다.

그 반려견돌이 요즘 어떤지 아십니까?

개들이 시티촬영을 합니다.

내시경도 하고요,

척수검사도 합니다. 

그들이 부모님들을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들 할까? 의문이 듭니다. 

혹시 개만도 못한 대우는 받고 있지는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세계적 역사 학자 아놀드 토인비 박사는 

「한국에서 꼭 수입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웃어른을 공경하고 잘 모시는 풍습」이라고 했습니다.

 

옛날부터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에게 미움을 받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지 않는다." 

 

지금 부모님이 살아계신 분들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참으로 놀라운 선물이고 축복입니다.

부모님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십시오.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리 배후에 부모님의 고귀한 희생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주변에 돌봄이 필요한 이웃의 어른들에 대한 관심도 잊지 마십시오.

혈연적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돌아보아야 할 어른들을 돌보는 그런 넉넉함으로 살아내십시오. 평안!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신 계명은, 약속이 딸려 있는 첫째 계명입니다.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하신 약속입니다.」(새번역)

- 에베소서 6장 2∼3절 -

 

"백발이 성성한 어른이 들어오면 일어서고, 나이 든 어른을 보면 그를 공경하여라. 

너희의 하나님을 두려워하여라. 나는 주다."(새번역)

- 레위기 19장 32절 -

 

- 하늘가는 길, 강릉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