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칼럼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 )

가족사랑 2021. 2. 27. 12:43

아낌없이 주는 나무

- The Giving Tree -

 

어느 곳에 나무와 친구인 소년이 있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언제나 나뭇가지로 그네를 타고 열매도 따먹고 즐겁게 함께 놀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소년이 찾아오는 일이 줄어 나무는 쓸쓸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성장한 소년이 나무를 찾아왔습니다.

나무는 기뻐하며 예전처럼 자신의 열매를 먹으며 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난 이제 너무 자라서 열매같은 걸 먹을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소년은 자라나서 나무에게 일을 하기 위한 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의 열매를 가져가 팔아 돈을 얻었습니다.

더 자라서 어른이 된 소년이 찾아오자

나무는 예전처럼 가지에 매달려 그네타기를 하며 놀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난 너무 커버려서 그네타기를 하기엔 너무 무겁다고 했습니다.

소년은 결혼을 하려면 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나무는 자신의 가지를 베어가서 집을 지으라고 했습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나무의 가지를 모두 가져가서 집을 지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든 소년이 찾아와

'너무나 슬퍼서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몸통을 베어가서 배를 만들라고 했습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나무의 몸통을 베어가서 배를 만들어 멀리 떠났습니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소년은 이제는 노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무에게 '피곤해서 쉴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이제 나에게 남은 건 밑둥밖에 없으니 와서 그루터기에 앉으라'고 말했습니다.
노인은 그루터기에 앉았습니다.

나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쉘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 1932~1999)이 1964년 발표한 그림책입니다. 아래는 이 그림책 마지막 부분입니다.

 

​"너에게 더 줄게 있으면 좋겠는데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늙어 버린 나무 밑동밖에 안 남았어 미안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한 그루의 나무와 소년의 관계를 통해 참된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나무의 일방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의 행위에 박수를 칩니다.

그리고 이 나무는 아낌 없이 주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쉽게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그림책은 일방적이며, 끝없이 희생하는 사랑의 행위를 찬양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을 연상하지도 않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매우 중요한 반전이 있습니다.

뭔가 필요할 때만 나타나 도움을 요청하는 소년에게 나무는 끝없이 베풀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은 참다운 행복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소년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나무에게 만족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무는 밑둥으로 남은 자신을 바라보며 소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게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나는 밑둥 밖에 안 남았어. 미안해"

그래서 책 제목이<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입니다.

 

나무가 참으로 행복을 느꼈던 것이 언제였을까요?

소년을 위한 자기 희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소년이 나무에게 돌아올 때 였습니다.

소년은 늙고, 나무는 다 주어서 더 이상 베풀 것이 없을 때 나무와 소년의 사랑

이 완성됩니다.

주고 받는 행위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더불어 있음"으로 완성되는 존재와 관계로서의 사랑입니다.

참된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존재하는 것 자체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 그것보다 더 큰 행복은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습니다. 평안!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 마태복음 28장 20절 -

 

-하늘가는 길, 강릉 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