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쓸 것을 공급한 일꾼 에바브로디도」
- The worker Epaphroditus who provided what Paul needed -
"그러나 나는,
내 형제요 동역자요 전우요 여러분의 사신이요
내가 쓸 것을 공급한 일꾼인 에바브로디도를
여러분에게 보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빌립보교회가 에바브로디도를 파송하다
에바브로디도(영어:Epaphroditus, 헬라어:Ἐπαφρόδιτον)는 초대교회의 한 평범한 성도입니다.
그의 이름은 신약성경 빌립보서에만 짧게 언급되어 있습니다(빌립보서 2장25~30절, 4:장8절.
사도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다섯 가지 호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첫째 “나의 형제(my brother), 둘째 “함께 수고한 자(fellow worker)”, 셋째 "함께 군사된 자(fellow soldier)", 넷째 “너희 사자(your messenger)”, 다섯 째 “내가 쓸 것을 돕는 자(care of my needs)”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다섯 번째 호칭인 '내가쓸 것을 돕는 자 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새변역성경은 이 부분을 "내가 쓸 것을 공급한 일꾼"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성경이 에바브로디도를 소개할 때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당시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로마 감옥에 갇혀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빌립보 교회 성도들은, 바울로 인해 매우 근심하고 염려했습니다.
이에 교회는 바울을 위로하기 위해 그에게 필요한 선물을 보내기로 마음 먹고, 그 전달자 역할을 에바브로디도로 결정했습니다(빌립보서 4장10~18절).
자료에 의하면 당시 마케도니아에 위치한 빌립보 교회에서 바울이 수감된 로마까지의 거리는 1,500km가 넘습니다.
이 거리는 성인 남성이 걸어갈 때 40일은 족히 걸리는 먼 길입니다.
더구나 그 당시에는 치안이 열악했던 길마다 강도와 도둑이 우글거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음에 필요한 선교 비용과 그 밖에 물질을 들고 1,500km 이상을 홀로 걸어간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빌립보서 4장16~19절).
그러나 에바브로디도는 바울을 위로하기 위해 고향, 가족, 친구, 교회를 잠시 떠나 그 먼 거리를 내디뎠습니다.
빌립보교회의 파송을 받은 에바브로디도는 바울이 로마 제국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다가 감옥에 수감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빌립보서 1장12~13절).
에바브로디도는 만일 로마인들이 바울에게 사형판결을 내린다면, 그 곁에서 그의 쓸 것을 공급한 자신 역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도 바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일까요?
바울은 자신을 찾아온 에바브로디도를 다시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내 형제요 동역자요 ··· 내가 쓸 것을 공급한 일꾼인 에바브로디도를
여러분에게 보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 자기가 병을 앓았다는 소식을 여러분이 들었기 때문에, 몹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병이 나서 죽을 뻔하였습니다. ··· 그러므로 내가 더욱 서둘러서 그를 보냅니다.
- 새번역 빌립보서 2장25~28절 -
에바브로디도가 바울과 함께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에바브로디도는 장거리 이동 중에, 치명적인 병을 얻은 상태에서 바울을 만났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로마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을 바울을 생각하며, 그 아픈 몸을 이끌고 빌립보 성도들이 준비한 선물을 바울에게 전달했던 것입니다(빌립보서 2장30절).
아마도 에바브로디도가 전달했던 것은 선교비뿐만 아니라, 바울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성도들의 눈물과 메시지도 함께 담겨있었을 것입니다.
-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는 초대교회 -
빌립보교회는 에바브로디도를 통해서 감옥에 갇혀 있는 바울이 쓸 물건들을 공급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바울은 감옥 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도움의 손길 때문입니다.
"쓸 것을 공급"한다는 것은 문자적으로는 "필요에 관심을 가지고"있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구원받은 성도의 삶에 대해 가르치면서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로마서 12장13절)고 했습니다.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라'는 말의 원 뜻은 궁핍에 처한 성도들과 ‘나누라’(Share with God’s people who are in need. ταῖς χρείαις τῶν ἁγίων κοινωνοῦντες)는 의미입니다.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고 번역했지만, 원문의 뜻은 “손 대접을 ‘실천하라’(Practice hospitality. τὴν φιλοξενίαν διώκοντες)는 보다 강한 요구입니다.
‘손 대접’(φιλοξενία)이란 말은 ‘이국인’ 혹은 ‘나그네’라는 ‘크세노스(ξενός)’와 ‘사랑하다’라는 의미의 필레오(φιλέω)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 나그네 사랑'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빌립보교회는 바울의 이 말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바울이 쓸 물건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에바브로디도는 기꺼이 성도들의 결정에 따라 모은 물건을 가지고 그 먼 거리를 간 것입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 구성원들은 소유와 재산을 공동으로 이용하면서 더불어 살았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사람들이 성령을 받아 벌어진 일 들 가운데 하나가 쓸 것을 나눈 일입니다.
“믿는 사람들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며"
- 사도행전 2장44-45절 -
재산과 소유를 팔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행위는 자의에 의한 것이었습니다다.
그것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고, 또 보편적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모든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하게 되는 것도 아니었고, 한꺼번에 모든 재산을 처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필요에 따라’, 즉 팔아야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자신의 소유를 팔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점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는 당시 대개의 그리스도인이 여전히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사도행전2장46절)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사도행전 12장12절)
당시 성도들은 여전히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거기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초대교회는 재산과 소유를 팔아 ‘필요를 따라’ 분배함으로써 부를 공유하였습니다.
이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사도행전 4장에서 자기 재산을 처분하여 나누어 주는 모범을 보인 인물로 바나바를 소개합니다.
"구브로에서 난 레위족 사람이 있으니 이름은 요셉이라 사도들이 일컬어 바나바라(번역하면 위로의 아들이라) 하니 그가 밭이 있으매 팔아 그 값을 가지고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라"(사도행전 4장36~37절).
사도행전 5장에서는 자기 재산의 일부를 자신만을 위해 확보하려 했던 인물로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를 소개합니다.
"아나니아라 하는 사람이 그의 아내 삽비라와 더불어 소유를 팔아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 그 아내도 알더라 얼마만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 베드로가 이르되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냐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었느냐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사도행전 5장1~11절)
아나니아와 삽비라에게 있어서 문제는 필요해서가 아니라 더 많이 갖기 위해서 일부를 숨겨 두었던 부에 대한 탐욕이었습니다.
부(富)의 분배(分配)를 통한 소유의 공유(共有)는 물질에 대한 자유함을 의미했습니고,
이것은 당시 헬라-로마 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초대교회 성도들은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사도행전 2장47절)
초대교회 성도들은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사도행전 2장44-45절)의 삶을 살았습니다.
내가 가진 것은 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자본주의에 길들어진 우리에겐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다 내 것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이 부르시면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것은 잠시 내 것일 뿐입니다.
나에게 잠시 맡겨졌을 뿐입니다.
내가 가진 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라고 하시면 주님 뜻대로 해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바로 이런 청지기의식을 가졌기에 나눔이 가능했습니다.
- 빌립보교회와 바울의 코이노니아 -
빌립보교회는 바울에게 필요한 것을 보내기로 하고 그 쓸 것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에바브로디도에게 그 전달자 역활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로마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을 바울을 생각하며,족히 40일이 걸리는그 길을 걸어 바울을 만났습니다.
에베브로디도는 장거리 여행으로 병을 얻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습니다.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되었지만 에바브로디도는 병의 후유증으로 바울 곁에 오래 머물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에바브로디도가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빌립보교회에 알려지게 되고 교회 공동체는 근심에 쌓였습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가 에바브로디도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에바브로디도를 다시 빌립보교회로 돌려 보내기도 결심합니다.
바울은 간절한 편지를 써서 에바브로디도를 빌립보교회로 돌려 보냅니다.
성경에서 '교제 (fellowship)로 번역된 헬라어 용어는 '나눔' 혹은 '다른 사람과 어떤 것에 대한 공동 소유'의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빌립보교회는 감옥에서 고생하는 바울을 위해 쓸 물건을 모았습니다.
에바브로디도는 기꺼이 성도들의 결정에 따라 모은 물건을 가지고 그 먼 거리를 갔습니다.
사도 바울의 쓸 것을 위해 정성을 모으는 빌립보교회 성도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바울이 쓸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40일을 걸어간 에바브로디도를 생각해 보십시오!
에바브로디도가 병들었다는 소식으로 안타까워하는 빌립보성도들을 위해 에바브로디도를 급히 보내는 바울을 생각해 보십시오!
초대교회의 이 아름다운 코이노니아의 모습은 오늘 우리 교회가 닮아야할 모습입니다.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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