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칼럼

"이 사람들아! 말고기 먹고 술을 안 마시면 체하는 법이여!"

가족사랑 2021. 5. 17. 13:55

"이 사람들아!  말고기 먹고 술을 안 마시면 체하는 법이여!"

 

옛날에 성질이 포악하고, 재물에 인색한 고 첨지라는 수전노가 있었습니다.

고을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해 "원통함을 풀어달라!" 는 민원이 수 없이 관가에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악행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가기만 했습니다.

그것은 고 첨지가 고을 사또에게 가지 가지로 뇌물을 바쳐 사또와 한 통속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고 첨지 댁에 있던 말 한 마리가 없어졌습니다.

고 첨지가 사람을 풀어 수소문해보니 다리 밑에 사는 거지들이 잡아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고 첨지는 집안에서 부리는 종들을 데리고 거지들이 사는 움막집에 가서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불을 피해 뛰쳐나오는 거지들은 몽둥이 찜질로 혼을 내주었습니다.

고 첨지는 이렇게 거지들을 혼내었지만 분이 덜 풀려 집으로 돌아와 술을 더 마시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거지들의 움막을 불태웠다는 소문을 듣고  고 첨지의 아내가 남편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소곳이 앉아서 부인이 말했습니다.

"영감님! 저는 한 평생 영감이 하는 일에 한 마디도 간여하지 않았습니다.

영감이 몇 번이나 첩살림을 들일 때도 말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제 말 한 마디만 들어 주세요."

 

정색하고 말하는 부인의 말에 고 첨지가 물었습니다.

"무엇이요?" 

부인이 말했습니다.

"영감님! 그들이 오죽 배가 고팠으면 말을 잡아먹었겠습니까?

그리고 이 엄동설한에 그들의 움막집을 태웠으니 그들은 모두 얼어 죽습니다.

제 소원 한 번만 들어 주십시오."

 

천하의 인간 말종, 고 첨지도 가슴 속에 한 가닥 양심은 있어

부인의 말을 듣고 대꾸도 못하고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습니다.

부인의 간곡한 청을 듣고는 고 첨지가 종들을 불러 일을 시켰습니다.

종들은 주인의 명령에 급히 거지들의 움막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종들은 집을 잃고 모닥 불 가에 모여 혹독한 겨울 추위에 달달 떨고 있던 거지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나를 따라오시오"

종들의 말에 거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부 고 첨지 집으로 줄줄이 끌려가듯 따라갔습니다.

집에 도착한 종들은 그들 중 여자와 아이들은 찬모 방에 들여보내고, 남자들은 행랑채에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종들이 고 첨지에게 가서 시킨 대로 다하였다고 보고를 했습니다.

고 첨지가 행랑채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가니 발 디딜 틈이 없이 거지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습니다.

거지들은 "또 무슨 낭패를 볼까?" 두려워하며 모두 고개를 떨구고 있는데 고 첨지가 말했습니다.

 "이 사람들아!  말고기 먹고 술을 안 마시면 체하는 법이여!"

거지들이 놀라 고개를 들자 곧 푸짐하게 술과 안주가 들어 왔습니다. 

아녀자들이 모여 있는 찬모 방엔 밥과 고깃국이 들여보내 배불리 먹게 했습니다. 

그 날 밤!

고 첨지는 거지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자신도 몇 잔 받아 마셨습니다.

그리고 고 첨지는 그들이 거지가 된 사연들을 듣다가 코끝이 시큰해져서 말했습니다.

 "여보게들!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겨울을 여기서 나도록 하게나.

봄이 오면 내가 양지 바른 곳에 집을 지어 줄 터이니 맘 졸이지 말고 여기서 겨울을 푹 나게!"

고 첨지의 말에 행랑은 울음바다가 되었고, 그 소식을 들은 찬모 방의 가족들도 감격의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안방에서는 고 첨지 부인의 울음이 터졌습니다.

"영감. 정말 대인이십니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고 첨지네 행랑에서 떠들썩하게 거지들이 새끼를 꼬며 짚신을 만들고, 가마니를 짜는데

행색이 초라한 선비 하나가 하루 밤 묵게 되었는데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마을 고 첨지라는 못돼 먹은 인간이 온갖 악행을 다 한다는데 여기는 당한 사람이 없소이까?"

이튿날 새벽에 고을 사또가 헐레벌떡 고 첨지를 찾아 왔습니다.

 "고 첨지! 큰 일 났소. 어젯 밤 암행어사가 당신 집 행랑에서 거지 떼들에게 몰매를 맞고 지금 주막에 누워 있소.

의원이 그러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오.

의원이 진맥을 하다가 허리춤에 마패가 있는 것을 보고 내게 알려 준거요."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고 첨지는 임금이 하사한 큰 상을 받았습니다. 

고 첨지의 악행이 한양의 임금의 귀에까지 들려 그 사실을 확인하려고 암행어사를 보냈는데 

엄동설한에 거지 식솔들을 고 첨지가 자기 집에 들여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는 착한 사람이라고 

암행어사가 임금께 보고를 한 것입니다.
고 첨지가 임금께 받은 상을 부인에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부인, 이 상은 부인의 것이오. 소인의 절을 받으시오." 

 "영감, 왜 이러십니까?" 

 고 첨지의 생각지 못한 행동에 부인이 겸연쩍어 하며 말했습니다.

고 첨지네 집에서는 3일 동안 큰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가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치는 두말할 것 없이 어머니입니다.

나 지금이나 성공한 사람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나 부인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은 현모양처(賢母良妻)였습니다.

현모양처의 대표격으로 신사임당이 거론되는데  신사임당은 오만원짜리 지폐의 주인공입니다.

신사임당은 대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여인이었습니다.

 

구약성경 잠언에는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준 말씀이 있습니다.

그녀는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훈하면서 이상적인 아내의 모습을 언급했습니다.

개역개정 성경에는 그녀를 현숙(賢淑)한 여인으로 번역했습니다.

새번역에는 원어에 가깝게 유능(有能)한 여인, 능력있는 여인으로 번역했습니다.

이 여인의 가치는 진주보다 더하다고 하였습니다.

즉 이 여인은 가장 귀한 보석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진주보다 더 귀한 이 여인은 신뢰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남편은 아내를 믿으며, 아내는 사는 동안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습니다

진주보다 더 값진 이 여인은 부지런한 일꾼입니다.

그녀는 의복을 만들 수 있는 원료인 양털과 삼을 구해옵니다.

이 여인은 집에 양식을 채웁니다.

이 여인은 식구들의 밥을 골고루 준비하여 먹입니다.

이 여인은 종들이 해야 할 일을 꼼꼼하게 챙깁니다.

낮에는 밭과 포도원을 손수 일구고, 밤에는 옷을 짓습니다.

또한 가정 경제를 위해 지은 옷을 팔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녀는 자기와 자기 가족만을 챙기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궁핍한 자에게 도움의 손을 내밉니다.

여인의 부지런함 덕분에 가족들은 그 귀하다는 자색 옷과 세마포를 입고 다닙니다.

그녀는 억지로가 아니라 기쁨으로 가족과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갑니다.

진주보다 가치 있는 이 여인은 내적인 인품이 있습니다.

남편은 지역의 장로로 존경을 받습니다.

그녀는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에 웃습니다.

그녀는 지혜와 인애의 법을 말합니다.

그녀는 세상의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속사람의 강건함으로 영적인 미를 갖춘 사람입니다.

그녀는 혀를 제어할 줄 알아서 말을 조심합니다.

이 여인에게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를 표하고, 남편은 칭찬합니다.

가족이 인정해 주는 이 여인은 고귀한 성품과 친절한 태도가 삶에서 흘러나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여인은 하나님을 믿는 경건한 사람입니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그렇습니다!

이 여인이 이처럼 유능한 것은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이 이처럼 능력있는 것은 여호와를 경외하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이 지닌 진정한 힘은 바로 신앙입니다. 평안!

 

누가 유능한 아내를 맞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뛰어나다.  
남편은 진심으로 아내를 믿으며 가난을 모르고 산다.
그의 아내는 살아 있는 동안, 오직 선행으로 남편을 도우며, 해를 입히는 일이 없다.
양털과 삼을 구해다가, 부지런히 손을 놀려 일하기를 즐거워한다.
또한 상인의 배와 같이, 먼 곳에서 먹거리를 구하여 오기도 한다.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서 식구들에게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여종들에게는 일을 정하여 맡긴다.
밭을 살 때에는 잘 살펴본 다음에 사들이고, 또 자기가 직접 번 돈으로 포도원도 사서 가꾼다.
허리를 단단히 동여매고, 억센 팔로 일을 한다.
사업이 잘 되어가는 것을 알고, 밤에도 등불을 끄지 않는다.
한 손으로는 물레질을 하고, 다른 손으로는 실을 탄다.
한 손은 펴서 가난한 사람을 돕고, 다른 손은 펴서 궁핍한 사람을 돕는다.
온 식구를 홍색 옷으로 따스하게 입히니, 눈이 와도 식구들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없다.
손수 자기의 이부자리를 만들고, 고운 모시 옷과 자주색 옷을 지어 입는다.
남편은 마을 원로들과 함께 마을회관을 드나들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그의 아내는 모시로 옷을 지어 팔고, 띠를 만들어 상인에게 넘긴다.
자신감과 위엄이 몸에 배어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입만 열면 지혜가 저절로 나오고, 혀만 움직이면 상냥한 교훈이 쏟아져 나온다.
집안 일을 두루 살펴보고, 일하지 않고 얻은 양식은 먹는 법이 없다.
자식들도 모두 일어나서, 어머니 업적을 찬양하고 남편도 아내를 칭찬하여 이르기를 
 "덕을 끼치는 여자들은 많이 있으나, 당신이 모든 여자 가운데 으뜸이오" 한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는다.

- 잠언 31장 10∼30절(새번역) -

 

- 하늘가는 길, 강릉남대천에서. 산돌의집 장득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