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해님이 하늘가에 누워 조각난 구름 베개를 베고 낮잠을 자는 거리는 한산하기만 한데요 할 일 없는 바람만이 오가는 사람 곁을 스치며저물어가는 하루 곁을 지키고서 있을 때 저 멀리서 손수레에 온몸을 의지한할머니 한 분이 앉은뱅이 햇살 한 줌을 손에 쥐고 걸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반가운 듯 먼저 달려간 바람이 밀어져서인지 거리의 한가운데까지 힘겨운 걸음을 한 할머니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열려있는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이내 땡볕에 금 간 주름 하나를 얼굴에 더 그려놓고 나와서는 바로 옆 또 다른 약국 하나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듯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요 잠시 뒤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약국 문을 열고 나온 할머니는잡힐 것 없는 텅 빈 시간을 풀어놓은 길을 따라 조금 더 떨어진 또..